사람은 내려가는 보름달을 쳐다보고한 사람은 고개를 돌리고 새벽을 흔든다.달은 여지없이 가라앉고사람도 쉼 없이 흔들린다 흔들리는 마음 붙잡지 마라붙잡는다고 멈춰설 마음 아니고흔들린다고 사라질 마음 아니니 마음 흔들리면 거기 그렇게있는 듯 없는 듯 그냥 가만히흔들리는 마음 바로 옆에서고요히 그 자리 마냥 지키리 이정우 편집위원
우리가이른 새벽에 길을 나서면언제나그보다 더 이른 새벽을 맞이하는 어부가 있다.그렇듯숙의민주주의라는 새벽을 일찍 맞이한 장 박사는엊저녁우리에게 새벽을 맞이하라 애타게 호소하였고첫새벽 우리와 함께 새벽길을 걸었다.예전엔선택받지 못한 시민이 선택된 전문가를 믿었다면이제는평범한 정의와 교류된 지식으로 자신을 믿어야 한다.얼마나많은 기억이 우리의 심장에 아로새겨져
농번기의 새벽은 짧습니다.아침에도 분주한 손을 바라는들과 논밭이 있기 때문입니다.하여가까운 순천만정원을 걸었습니다.엊그제는 없었던 나무와 꽃과 길이 있습니다.정원이 아니라 나의 맘과 눈에 없었던 게지요.하루하루 새롭게 뜨는 해처럼매일매일 새롭게 나는 사람이기를5월의 새벽에 빌어봅니다.글.사진 이정우 2017. 5. 19(금)- 새벽을 걷는 사람들 -순천언론
하동 서산대사길.화개장터 막걸리로 시작하여 의신 동동주로 마감했습니다.지리산 토끼봉과 벽소령에서 내려온 물이 화개천을 이루니, 그 물소리를 들으며 걷습니다. 화개천 동쪽으로 아스팔트 도로가 나 있고, 서쪽으로 폭 좁은 서산대사길이 있습니다. 두 길 모두 신흥마을에서 의신마을로 오르지만, 생김새만큼이나 걷는 느낌은 제법 다릅니다.아스팔트길은 쉬지 않고 계속
평생 꽃길만 걷게 해 주겠다더니 평생 꽃길만 걷게 해 주겠다고골백번도 넘게 약속하던 그대.철석같이 믿었는데 그대는 자신의 뜻을 이루자약속을 헌 짚신처럼 버렸습니다.차가운 콧날로 나를 외면하였습니다.그러나 달도 차면 기우는 법.그대는 마침내 자신이 만든 오랏줄에 묶여철창에 갇히고 말았습니다.인과응보, 자승자박.벌교 부용산 벚꽃길과 진달래꽃길을 걸으며오늘 온전
박근혜가 구속된 그 다음날,4월의 첫날!악취가 뇌세포를 고문하는 해룡천을 지나풍덕들판을 가로질러 동천에 이르렀다.동천 물냄새도 그리 신선하지는 않았다.그러나 벚꽃은눈을 내리깐 60년대 새색시처럼수줍게 피어나고 있었다.박근혜 구속과세월호 목포신항 도착 소식은우리가 다시 출발선에 섰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활짝 필 벚꽃과 함께새로운 세상이 시작되기를 염원한다.글
제석산 언저리를 걸었습니다.내려보니 여자만의 섬들이 보입니다.섬들에서 불빛이 반짝이네요.어떤 섬은 작고어떤 섬은 제법 크고요.바다를 사이에 두고떨어져 있어서 홀로인듯 보여도물길로 이어지지 않은 섬은 없네요.대치마을에 내려오니속이 텅빈 나무 두 그루가 묵묵히 서있습니다.홀로가 아니라서가끔은 나았을지 모르나한 자리에서 버틴 세월이속이 비어간 한평생이려니 짐작합
여수 소라면 사곡마을 앞 바닷길을 걷다볼매님이 어둠 속에서길에 떨어진 뭔가를 발견했다.자세히 보니 긴 시멘트못 두 개였다.딱히 필요한 것도 아니고버리기는 거시기한 계륵이었다.볼매님이 그것을 주워 나에게 주었다. 반환점을 찍고 되돌아오는 길에아까 그 자리에서 순수님이 못 하나를 주워또 내게 주었다.못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마당발님만 주울 게 없어 난감해졌
농사짓는 詩人은이랑을 만들고흙을 만들며씨를 뿌릴 때 저절로 착해진다고 詩를 지었다.새로운 기운이 힘을 얻어가는 새벽녘'길'위 도반들이 자연의 일부로 귀의할때 저절로 詩人이 된다.순천복음교회 매화정원!늙은 매화나무가 새가지를 이어 때깔고운 꽃을 피워냈다.늙음은 쇠퇴가 아니라 완성이라던가?글: 김은경, 사진: 이정우 2017. 2. 18(토)-
입춘날 새벽 빛깔은 다른 날과 미묘하게 달랐어요.회색 바탕에 연푸른색이 조금 스민오묘하고 신비로운 색이었어요.하늘과 바다가 한통속이 되어흔희(?)를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답니다.새벽걷기 공식(?) 찍사, 포토그래퍼,아티스트 이정우 원장이 담은적막한 하늘과 바다, 섬과 배는우리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합니다.새벽을 앵글에 담기 위해일행과 동떨어져고독한 시간을
달빛과 별빛이 어우러져 빛나는 하늘 아래눈 덮인 나무와 돌과 풀 사이 바람 속을 걷다문득 생각한다.우리끼리만 보기에는 좀 아깝다.소소한 일상을 나누고때로는 심각하게 사건을 분석하고어느 순간 박장대소 웃다가한 귀퉁이 뭉쳐있는 생각이 풀리고생각지 못한 경지에 이르기도 하며또 하루가 시작되는 시각.우리끼리만 즐기기에는 좀 아쉽다.매주 토요일 5시부터 8시까지,딱
1월 첫째 주 토요일 선암사길을 걸었다.밤은 삼라만상을 잠재운다.풀이나 나무도 보이지 않고,산도 하늘도 보이지 않는다.인적이 끊어진지 오래,새도 날개를 접고 무음 모드로 전환했다.어둠은 힘이 세다. 그러나 어둠은 계곡 물소리를 이기지 못한다.끈질기게 흐르는 맑은 물소리에 어둠은 속수무책이다.오히려 밤은 일상의 물소리를 돋을새김한다.그래서, 어둠은 빛을 이기
새벽길은 언제나 새롭고 채워짐이 있다.별량 봉화산 가팔랐던 그곳에 다시 갔다.깨지지 않는 어둠 속에서는 초승달 달빛마저 찬란하다.오르는 동안 시시때때로 빛깔이 달라진다.바다를 에두른 풍경은 어찌 그리 조화로운지…자연에 기댄 인간의 삶은 그렇다 싶다.기댄다는 거… 나를 낮출 수 있다는 거…참 멋지다.그렇게 조화로운 것&h
선암사로 들어서는 길이 보인다.5명의 중생들은 전날 대통령 탄핵 가결 이야기로 한껏 들떠있다.계곡을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새벽길을 걷는다.어둠때문인지 소리에 집중되어 더 선명하게 들린다.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았다.우와, 별이 상쾌하게 빛난다.그리고 잎을 떨어뜨린 겨울 나무들이 보인다.꽃과 잎으로 가득 채웠던 나무들은 자신을 비워냈다.비워진 나뭇가지 사
젊어 한국을 떠나 일본에서 살다가미국으로 건너간 친구와 함께 새벽길을 걷습니다.주름진 얼굴에 85세 어머니는십리 넘게 걸어도 젊은 미소가 가득합니다.생선뼈도 씹어 삼키는 586 아빠는여전히 한식 도시락으로 점심을 챙깁니다.미국 대학 강사도 접고 가족을 선택한 엄마는한국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어 하네요.화학엔지니어로 성장한 아들은돌아와 정착하기 위해 분투 중입
숲길에 서서하늘 가득 뿌려진 별무리를 올려다본다.가을 숲길에 어둠이 짚게 깔리고찬 기운은 갈피없이 떠돈다.여미고 움츠리고 마음도 낮추고서로를 의지한다.몇 개의 다리를 지나능파각에 이르니 피안이 지척이다.어둠은 맥없이 스러지고 마는 것을무리 잃은 별 하나가 여린 빛을 붙잡는데도 내 마음 부빌 곳은 여기가 아닌 것을서둘러 속세로 발길을 돌린다.글: 김은경, 사
한 여인은‘혼이 비정상’인 여자와 정반대다.순수의 결정, 백옥이다.살을 베는 말을 하지 않고 그냥 웃지만그녀의 속뼈는 금강석이다.한 여성은 ‘철의 여인’이다.그러나 사상과 행동은 대처와 대척이다.몸이 부서져라 하루를 29시간으로 산다.순천의 역사적 인물이며마당발의 화신이다.다른 한 여인은 ‘볼매’다.소탈하고 넉넉한 성품이 사람을 당긴다.작은 데 얽매이지 않
그와 나는 별개이지만우리니까 같이 길을 걷는다.누구나 우리가 되는 그 곳엔반드시 길이 있었더랬다.순천만 뚝방 이슬이 내려앉은 곡선길을서걱서걱 걷는다.세상 시름을 잠시 벗어나는 호사가그 길에 있어그의 어깨를 토닥여 주길 간절히 소망한다.여명이 그려내는 하늘 그림이 변화무쌍하다.시인조차 되지 못하는 무력함이 감사할 따름이다.내 안에 차곡히 쌓여가는 자연의 에너
어제저녁 친구를 만났습니다.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자기 안에서도 모르게 해야 편타는군요.사람은 보상받기를 원하지요.그런데 대개 자기 마음에 찰 만큼 보상이 오지 않습니다.마음에 상처는 한 일 때문이 아니라그 뒤의 대가에 따라 생기는 경우가 더 많나 봅니다.자기 마음도 앞뒤가 다르니 힘들게 되죠.나의 행동 앞뒤가 서로 모르게 하기.전 힘들겠네요
몇 마리 새가 어둠을 응시하고 있다어둠에 젖은 깃털을 털자 눈이 빛났다어둠을 지나 새벽이 온다순천만에 이르자갈대들이 젖어있던 발목을 드러냈다뽀얀 발목을 드러내며 새벽이 온다누구는 죽은 자를 보내느라 오지 못하고누구는 한밤 마신 동무의 노래에 취해 잠들었고누구는 함께 사는 방법을 익히느라 홀로 떠났다슬픔이나 밤이나 동무나발목이 젖고 무릎까지 젖으면캄캄한 초가